손끝에서 피어나는 대담하고 그래픽적인 예술, 리노컷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부: 리노컷의 여정 – 표현주의부터 현대까지
2.1. 다리파(Die Brücke)와 독일 표현주의: 리노컷의 탄생
현대적 의미의 리노컷은 20세기 초 독일에서 타오른 표현주의의 불꽃 속에서 태어났다. 1905년 드레스덴에서 결성된 예술가 그룹 ‘다리파(Die Bru¨cke)’는 전통적인 아카데미 미술에 반기를 들고, 내면의 감정을 거칠고 주관적으로 표출하고자 했다.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 에리히 헤켈 등 다리파의 핵심 멤버들은 기존의 세련된 기법으로는 자신들의 불안, 소외, 격정과 같은 원초적 감정을 담아낼 수 없다고 보았다. 그들은 새로운 예술적 미래로 나아가는 ‘다리’가 되고자 했으며, 이를 위해 새로운 표현 매체가 필요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리노컷이 발명되었다. 다리파 예술가들은 중세 독일의 목판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더 직접적이고 강렬한 표현을 원했다. 리놀륨이라는 새로운 산업 재료는 그들의 요구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리놀륨의 무른 특성은 빠르고 직관적인 조각을 가능하게 했고, 그 결과물인 왜곡된 형태, 거친 윤곽선, 강렬한 흑백 대비는 현대 도시인의 내면적 고통과 사회적 부조화를 표현하는 데 이상적인 시각 언어가 되어주었다. 이처럼 다리파에게 리노컷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었다. 그것은 부르주아적 미학을 거부하고,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감정을 표출하려는 그들의 예술적 이념과 완벽하게 결합된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2.2. 그로브너 스쿨(Grosvenor School): 속도와 움직임의 미학
독일 표현주의가 리노컷을 통해 내면의 어두운 감정을 탐구했다면, 1920년대 영국에서는 전혀 다른 미학이 리노컷을 통해 꽃피웠다. 1925년 런던에 설립된 그로브너 근대미술학교(Grosvenor School of Modern Art)는 리노컷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장을 열었다. 이 운동의 중심에는 교육자 클로드 플라이트(Claude Flight)와 그의 뛰어난 제자들인 시릴 파워(Cyril Power), 시빌 앤드루스(Sybil Andrews)가 있었다.
플라이트와 그로브너 스쿨 작가들은 기계 시대의 역동성, 즉 속도와 움직임, 현대 도시의 활기에 매료되었다. 이탈리아 미래주의와 아르데코의 영향을 받은 그들의 작품은 질주하는 런던의 버스, 역동적인 스포츠 경기,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 등 현대 생활의 단면을 포착했다. 리노컷은 이러한 주제를 표현하기에 완벽한 매체였다. 유려한 곡선과 대담한 색면 분할을 통해 움직임의 궤적과 속도감을 효과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플라이트는 각 색상마다 별도의 판을 사용하는 다색 리노컷 기법을 장려하여, 생동감 넘치는 색채의 향연을 만들어냈다.
또한 클로드 플라이트는 “모두를 위한 예술(Art for All)”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판화를 통해 예술 작품을 저렴한 가격에 보급하여 더 많은 대중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민주적인 예술관은 복제성과 경제성을 지닌 리노컷의 특성과 완벽하게 부합했다. 1929년 레드펀 갤러리에서 열린 ‘제1회 영국 리노컷 전시회’는 그들의 성공적인 활동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이처럼 그로브너 스쿨은 리노컷을 통해 20세기 초 현대 사회의 낙관과 에너지를 가장 선명하게 담아낸 예술 운동으로 기록된다.
2.3. 현대 리노컷의 흐름
표현주의의 격정과 그로브너 스쿨의 역동성을 거치며 예술적 가능성을 확장한 리노컷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현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단순한 재현을 넘어 작가의 철학과 메시지를 담는 강력한 매체로 활용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한지민 작가는 리노컷의 ‘소멸법’ 기법을 통해 생성과 소멸, 시간성과 서사에 대한 깊은 사유를 작품에 담아낸다. 또 다른 작가 민경아는 전통적인 이미지와 현대적인 소재를 한 화면에 병치하는 리노컷 작업을 통해 시대성과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현대의 작가들은 리노컷이라는 전통적인 매체를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재해석하며, 그 예술적 지평을 계속해서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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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스틴과 반쪽 |
이슬 맺힌 단풍잎 |
녹고 있는 사탕 지팡이 |
미니어처 호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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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 민트 |
뽕나무 얼룩 |
갉아먹은 루꼴라 잎 |
도토리 달린 떡갈나무 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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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쑤시개에 꽂힌 올리브 |
진액이 흐르는 알로에 베라 |
열린 카다멈 꼬투리 |
열린 에다마메 꼬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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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분홍 튤립 |
오렌지 껍질 질감 |
오렌지와 슬라이스 |
이슬 맺힌 난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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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벗긴 과숙 바나나 |
느타리버섯 덩굴 |
물 위의 팬지 |
파파야와 슬라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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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껍질 질감 |
개미가 있는 복숭아 조각 |
꼬투리 속 완두콩 |
껍질 벗긴 헤이즐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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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벗긴 레몬 |
껍질 벗긴 망고스틴 |
껍질 벗겨지는 방울양배추 |
감자 껍질 벗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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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껍질 벗기기 |
후추 열매와 가루 후추 |
퀴노아 더미 |
쌓여있는 딸기 더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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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eapple Cross Section |
파인애플 눈 |
파인애플 껍질 패턴 |
파인애플 껍질 질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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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 슬라이스 |
닦은 흑무 |
Pomegranate Cross Section |
씨앗이 보이는 석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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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본 양귀비 |
포토벨로 버섯의 주름 |
압착된 라즈베리 |
천년초와 열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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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곰보버섯 |
목화솜 뽑기 |
보라색 칼라 릴리 |
당근꽃 한 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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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미인 꽃 |
꽃 달린 모과 |
꽃잎 위의 빗방울 |
민트 잎 위의 라즈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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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w Red Skinned Peanuts |
Red Cabbage Cross Section |
레드커런트 가지 |
적양파 슬라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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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양파와 반쪽 |
물에 불린 구기자 |
루바브 줄기 그라데이션 |
익어가는 바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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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어가는 토마토 |
구운 밤 |
볶은 커피 원두 |
Roasted Corn Cross Sec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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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 마늘 한 쪽 |
구운 피스타치오 |
구운 해바라기씨 |
로마네스코 프랙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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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맺힌 로마네스코 |
물 위의 장미 꽃잎 |
로즈마리와 타임 |
사프란 실 더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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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지 잎 질감 |
소금 친 피스타치오 |
흩어진 블루베리 |
흩어진 커피 원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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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구운 땅콩 |
아보카도 한 스쿱 |
파파야 씨앗 덜어내기 |
칼집 낸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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