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 이미지를 현실로 – 잉킹과 프린팅의 기술
정성껏 조각한 리놀륨 판은 이제 잉크와 종이를 만나 비로소 하나의 작품으로 태어날 준비를 마쳤다. 잉킹과 프린팅은 리노컷 과정의 마지막 단계이자, 모든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결정적인 순간이다. 이 과정은 단순히 기계적인 반복이 아니라, 잉크의 물성을 이해하고 섬세하게 다루는 감각적인 기술을 요구한다.
6.1. 잉크 준비: 완벽한 점도 찾기
성공적인 프린팅은 완벽하게 준비된 잉크에서 시작된다.
- 잉크판 준비: 먼저 유리나 아크릴로 된 깨끗하고 평평한 잉크판을 준비한다.
- 잉크 덜어내기: 잉크판 위에 완두콩 크기 정도의 소량의 잉크를 덜어낸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양을 사용하면 조절하기 어려우므로, 부족하면 더하는 편이 낫다.
- 잉크 펴기: 브레이어(롤러)를 이용해 잉크를 얇고 고르게 편다. 브레이어 너비보다 약간 넓은 사각형 영역 안에서, 여러 방향으로 롤러를 굴려준다.
- ‘벨벳 같은 소리’ 듣기: 잉크를 펴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잉크의 점도를 ‘소리’와 ‘질감’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잉크가 적절한 점도에 도달하면, 롤러가 지나갈 때 끈적끈적한 “찍-찍-” 혹은 “스스스” 하는 소리가 난다. 이는 전문가들이 ‘벨벳 같은 소리(velvety hiss)’라고 부르는 상태로, 잉크가 너무 묽지도 되지도 않게 잘 펴졌다는 신호다. 질척이는 소리가 나면 잉크가 너무 많은 것이고, 아무 소리가 나지 않으면 너무 적은 것이다. 눈으로 봤을 때 표면이 부드러운 벨벳처럼 미세한 질감이 보이면 완벽하다. 이 감각을 익히는 것이 고품질 프린트의 핵심이다.
6.2. 블록에 잉크 묻히기: 균일함의 미학
잘 펴진 잉크를 이제 조각된 리놀륨 판으로 옮길 차례다.
- 롤러에 잉크 묻히기: 잉크판 위에서 롤러를 굴려 표면에 잉크를 균일하게 입힌다.
- 얇은 층으로 여러 번: 한 번에 두껍게 잉크를 올리려 하지 말고, 얇은 층을 여러 번 겹쳐 바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렇게 해야 잉크가 파인 홈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고, 섬세한 디테일을 살릴 수 있다.
- 여러 방향으로 롤링: 판 위에 잉크를 바를 때, 한 방향으로만 롤러를 움직이지 말고 상하, 좌우, 대각선 등 여러 방향으로 굴려준다. 이렇게 하면 판의 모든 볼록한 부분에 잉크가 빠짐없이 고르게 도포된다.
- 주의할 점: 롤러를 판에 너무 세게 누르면 잉크가 파인 부분으로 밀려 들어가 이미지가 뭉개질 수 있다. 또한, 롤러를 판 위에서 갑자기 들어 올리면 잉크 자국이 남을 수 있으므로, 비행기가 이륙하듯 부드럽게 떼어내는 것이 좋다.
6.3. 프린팅: 손으로 찍기
프레스가 없는 대부분의 가정 환경에서는 바렌(baren)이나 숟가락을 이용해 손으로 찍는 ‘핸드 버니싱(hand burnishing)’ 방식을 사용한다.
- 종이 올리기: 잉크가 묻은 판 위에 종이를 조심스럽게 올려놓는다. 종이가 일단 판에 닿으면 절대 움직여서는 안 된다. 조금이라도 밀리면 이미지가 번지게 된다.
- 문지르기(버니싱): 종이 위에 베이킹 페이퍼나 실리콘 페이퍼 같은 얇고 미끄러운 보호지를 한 장 덮는다. 이는 종이가 찢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바렌이 부드럽게 미끄러지도록 돕는다. 바렌이나 나무 숟가락의 둥근 뒷면을 이용해, 종이 뒷면 전체를 힘 있고 균일한 압력으로 꼼꼼하게 문지른다. 작은 원을 그리듯 체계적으로 움직이며 이미지의 모든 영역을 빠짐없이 압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엿보기’ 기술(The “Peek Test”): 이것은 핸드 프린팅의 성공률을 극적으로 높이는 전문가의 비법이다. 한 손으로 종이의 한쪽 끝을 판에 단단히 고정한 상태에서, 반대쪽 모서리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잉크가 잘 찍혔는지 확인한다. 만약 희미하거나 얼룩진 부분이 있다면, 종이를 다시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해당 부분을 더 강하게 문질러준다. 이 과정을 통해 훨씬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6.4. 프린팅: 프레스 사용하기
전문적인 판화 공방에서는 에칭 프레스(etching press)를 사용하여 리노컷을 찍기도 한다. 프레스는 손보다 훨씬 강력하고 균일한 압력을 가할 수 있어, 크기가 큰 작품이나 두꺼운 종이에 인쇄할 때 특히 유용하다. 일반적으로 잉크를 묻힌 판과 종이를 프레스 베드 위에 놓고, 압력을 조절한 후 롤러를 통과시켜 찍어낸다. 이때 담요(펠트)를 덮어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키기도 한다.
6.5. 건조와 정리
정리: 작업이 끝나면 도구를 즉시 세척해야 잉크가 굳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수성 잉크는 비누와 물로, 유성 잉크는 식물성 기름으로 1차 세척 후 비누와 물로 마무리하거나 전용 솔벤트를 사용한다.
건조: 프린팅이 끝난 작품은 잉크가 다른 곳에 묻지 않도록 건조대나 빨랫줄 같은 곳에 널어 말린다. 건조 시간은 잉크의 종류와 작업 환경의 습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수성 잉크는 몇 시간이면 마르지만, 유성 잉크는 완전히 마르는 데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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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어가는 하바네로 |
로마네스코 프랙탈 |
둥근 순무 |
사프란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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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락 (뱀과일) |
산 마르자노 토마토 |
사츠마 귤 |
조각 같은 복숭아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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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지는 씨앗 |
참깨 꼬투리 |
껍질 깐 잠두 |
껍질 깐 마카다미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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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벗긴 피스타치오 |
표고버섯 한 개 |
아사이베리 한 알 |
루꼴라 잎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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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 체리 한 개 |
검은 오디 한 알 |
블랙 올리브 한 알 |
흑후추 한 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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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 하나 |
브라질 너트 한 개 |
방울양배추 한 알 |
캐롭 꼬투리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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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당근 |
벚꽃 한 송이 |
부추 한 줄기 |
커피 원두 한 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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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야자 열매 하나 |
말린 무화과 한 개 |
에다마메 꼬투리 하나 |
가지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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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즈베리 한 알 |
녹두 한 줄기 |
녹색 올리브 한 개 |
파 한 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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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 한 알 |
금귤 한 알 |
리마콩 한 알 |
파스닙 한 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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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틴 한 개 |
하나의 붉은 사과 |
레드커런트 한 알 |
한 송이 붉은 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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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꽃잎 한 장 |
사프란 한 가닥 |
스노드롭 한 송이 |
하나의 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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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꽃잎 한 장 |
바닐라 빈 하나 |
가느다란 오이 |
부러진 녹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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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 스쿼시 |
뾰족한 람부탄 |
갈라진 무화과 |
갈라진 바닐라 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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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한 줄기 |
처빌 한 줄기 |
딜 한 줄기 |
유칼립투스 한 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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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딜 한 줄기 |
신선한 세이지 한 줄기 |
신선한 타라곤 한 줄기 |
라벤더 한 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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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밤 한 줄기 |
러비지 한 줄기 |
마조람 한 줄기 |
오레가노 한 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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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마리 한 줄기 |
서머 세이보리 한 줄기 |
타라곤 한 줄기 |
타임 한 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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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그린 한 줄기 |
싹이 트는 도토리 |
싹이 난 감자 |
방울양배추 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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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 한 줄기 |
녹색 보리 줄기 |
레몬그라스 한 줄기 |
루바브 한 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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