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당신의 첫 리노컷을 위한 완벽 가이드: 도구와 재료
리노컷의 세계에 입문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먼저 부딪히는 관문은 바로 어떤 도구와 재료를 선택해야 하는가이다. 재료의 선택은 단순히 준비 단계가 아니라, 최종 작품의 미학적 가능성을 결정하는 첫 번째 창작 행위다. 판의 단단함, 조각칼의 형태, 잉크의 점성, 종이의 질감 등 각 요소의 조합이 결과물의 성격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초보자를 위해 각 재료의 특징과 선택 요령을 상세히 안내한다.
4.1. 판 선택하기: 리놀륨 블록의 종류
리노컷의 가장 기본 재료인 판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 전통 리놀륨(Traditional “Battleship” Lino): 전통적인 회색 리놀륨으로, 뒷면에 삼베(hessian)가 덧대어져 있다. 아마인유, 코르크 가루 등 천연 재료로 만들어진다. 정교한 디테일을 표현하기에 좋고, 조각된 조각이 ‘똑’하고 깔끔하게 떨어져 나가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재질이 단단하여 조각하는 데 힘이 더 들고, 오래되거나 차가우면 부서지기 쉬워 따뜻하게 데워서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 소프트컷 리노(Soft-Cut Lino): 플라스틱이나 PVC를 기반으로 한 현대적인 대체재다. 이름처럼 매우 부드러워서 적은 힘으로도 쉽게 조각할 수 있어 초보자에게 가장 많이 추천된다. 반면, 너무 무르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선을 유지하기는 어렵고, 조각의 끝부분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마무리해야 깔끔하게 제거되는 특징이 있다.
- 일본 비닐(Japanese Vinyl): 전통 리놀륨과 소프트컷의 중간 정도 단단함을 가진 재료다. 소프트컷보다 단단하여 프레스 인쇄 시 형태가 잘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4.2. 조각칼: V, U 그리고 그 이상의 것들
조각칼은 리노컷의 표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다. 초보자용 세트는 보통 하나의 손잡이에 여러 종류의 칼날을 교체하는 방식이며, 전문가용은 각 칼날마다 손잡이가 달려있다. 칼날의 모양에 따라 역할이 명확히 구분된다.
- V자형 칼(V-Gouge): 날카롭고 정밀한 선, 섬세한 디테일을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칼을 파고드는 깊이를 조절하여 선의 굵기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U자형 칼(U-Gouge, 둥근칼): 넓은 면적을 파내거나, 굵고 부드러운 곡선을 일정한 굵기로 표현할 때 사용한다.
- 기타 칼: 이 외에도 윤곽선을 딸 때 쓰는 창칼이나 아주 넓은 배경을 정리하는 납작칼(끌칼) 등이 있다.
초보자라면 먼저 에스디(Essdee)나 스피드볼(Speedball) 같은 입문용 세트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후 실력이 늘면 전문가용 브랜드인 파일(Pfeil)이나 플렉스컷(Flexcut)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데, 보통 ①아주 작은 V자형 칼(세부 묘사용), ②중간 크기의 V자형 칼(주요 라인용), ③작은 U자형 칼(작은 면 정리용)을 가장 먼저 구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4.3. 잉크의 세계: 유성과 수성
잉크는 크게 수성과 유성으로 나뉘며,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 수성 잉크(Water-Based Inks): 물로 쉽게 닦을 수 있고 건조가 빨라 가정에서 작업하는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너무 빨리 마르기 때문에 작업 시간이 짧고, 저렴한 제품은 잉크가 고르게 묻지 않아 얼룩덜룩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 유성 잉크(Oil-Based Inks): 색상이 깊고 선명하며, 천천히 마르기 때문에 여유롭게 작업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선호하는 타입이지만, 세척 시 석유와 같은 용제를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 수성 유성 잉크(Water-Washable Oil-Based Inks):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하이브리드 타입이다. 유성 잉크의 뛰어난 품질을 가지면서도, 비누와 물로 간편하게 세척할 수 있어 두 잉크의 장점을 모두 갖추었다. 칼리고 세이프 워시(Caligo Safe Wash) 잉크가 대표적이며,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모두에게 강력히 추천된다.
4.4. 종이의 선택: 결과물을 결정하는 마지막 터치
어떤 종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프린트의 최종적인 느낌이 크게 달라진다. 종이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인쇄 방식이다.
- 핸드 프린팅(손으로 찍기): 바렌이나 숟가락 등으로 문질러 찍는 방식은 압력이 약하기 때문에 얇고(30-120 gsm) 표면이 매끄러운 종이를 사용해야 잉크가 고르게 전사된다. 얇은 화선지나 호쇼(Hosho), 기타카타(Kitakata) 같은 일본 종이가 이상적이다.
- 프레스 프린팅(기계로 찍기): 프레스는 강력하고 균일한 압력을 가할 수 있으므로, 두껍고(250 gsm 이상) 질감이 있는 종이도 사용할 수 있다. BFK 리브스(Rives)나 스톤헨지(Stonehenge) 같은 100% 면으로 만들어진 전문 판화 용지가 대표적이다.
- 연습용: 테스트 인쇄나 연습을 위해서는 저렴한 신문지나 스케치용 종이를 사용하면 된다.
작품의 장기 보존을 위해서는 산성 성분이 없는 ‘무산지(acid−free)’이자 ‘아카이벌(archival)’ 등급의 종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4.5. 기타 필수 장비
- 잉크판(Inking Slab): 잉크를 롤러에 고르게 펴 바르기 위한 평평한 판. 유리판이나 아크릴판을 주로 사용한다.
- 브레이어(Brayer, 롤러): 잉크를 판에 묻히는 도구. 부드러운 고무 재질의 롤러가 일반적으로 선호된다.
- 바렌(Baren) 또는 숟가락: 손으로 프린팅할 때 종이 뒷면을 문지르는 도구.
- 벤치 훅(Bench Hook): 조각 시 리놀륨 판이 밀리지 않도록 고정해주는 안전 장치. 안전한 작업을 위해 필수적이다.
| 재료 | 종류 | 특징 | 장점 | 단점 | 추천 대상 |
| 리놀륨 블록 | 전통 리놀륨 | 회색, 삼베 뒷면, 단단함 | 정교한 디테일 표현 용이, 조각이 깔끔하게 떨어짐 | 조각이 어려움, 부서지기 쉬움 | 숙련자, 정밀한 작업 |
| 소프트컷 | PVC 재질, 매우 부드러움 | 조각이 매우 쉬움 | 미세한 표현이 어려움, 내구성이 약함 | 초보자, 교육용 | |
| 조각칼 | 입문용 세트 | 교체형 칼날 | 저렴함, 다양한 칼날 경험 가능 | 칼날이 무뎌지기 쉬움, 정교함 부족 | 초보자 |
| 전문가용 | 일체형 손잡이, 고급 강철 | 날카로움이 오래감, 정밀한 조각 가능 | 가격이 비쌈 | 중급자 이상 | |
| 잉크 | 수성 잉크 | 물로 세척, 빠른 건조 | 세척이 간편함, 냄새가 적음 | 빨리 마름, 고른 표현이 어려울 수 있음 | 초보자, 가정 작업 |
| 유성 잉크 | 용제로 세척, 느린 건조 | 깊고 선명한 색상, 작업 시간 여유 | 세척이 번거로움, 유해한 냄새 | 전문가 | |
| 수성 유성 잉크 | 물과 비누로 세척 | 유성 잉크의 품질과 수성 잉크의 편의성을 겸비 | 일반 수성 잉크보다 비쌈 | 모든 사용자에게 추천 | |
| 종이 | 일본 종이 | 얇고(30-120 gsm) 매끄러움 | 손으로 찍을 때 잉크 전사가 잘 됨 | 얇아서 찢어지기 쉬움 | 핸드 프린팅 |
| 코튼지 | 두껍고(250+ gsm) 질감이 있음 | 고급스러운 결과물, 내구성이 좋음 | 프레스가 없으면 찍기 어려움 | 프레스 프린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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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색 메리골드 |
주황색 호박 |
주황색 라넌큘러스 |
주황색 고구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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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 가지 |
과숙한 바나나 |
껍질째 있는 아몬드 열매 |
덜 익은 초록 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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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째 있는 땅콩 |
사과 베어 문 자국 |
아치형 녹두 |
아보카도와 반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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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없는 민들레 머리 |
무당벌레가 있는 바질 잎 |
해바라기 위의 벌 |
비트 슬라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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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 Pepper Cross Section |
휘날리는 코스모스 |
휘날리는 밀 이삭 |
민트를 곁들인 베리 믹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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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조화 |
바나나 한 입 |
한 입 베어 문 황금 사과 |
번지는 루바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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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든 배 |
Brussels Sprout Cross Section |
방울양배추와 반쪽 |
방울양배추 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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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한 묶음 |
Cabbage Cross Section |
양배추 잎 질감 |
물방울 맺힌 양배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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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에 절인 오렌지 껍질 |
이슬 맺힌 캔터베리 벨 |
그을린 고추 |
벚꽃 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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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의 벚꽃 |
덩굴째 있는 방울토마토 |
물방울 맺힌 체리 |
꼬투리 속 병아리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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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딥 딸기 |
다진 신선한 파슬리 |
다진 파슬리 |
씨앗 맺힌 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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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피 껍질 질감 |
잎이 난 계피 껍질 |
계피 스틱과 조각 |
계피 나무껍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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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슬라이스 3종 |
감귤 3종 |
클레마티스 꽃과 봉오리 |
별 모양 정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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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체리 |
다채로운 오색 옥수수 알갱이 |
Corn Cob Cross Section |
Corn on the Cob Cross Sec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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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알이 빠진 옥수수 |
금이 간 월계수잎 |
금이 간 코코넛 |
금이 간 헤이즐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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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갠 호두 |
으깨진 블루베리 |
으스러진 녹색 올리브 |
으깬 뽕나무 열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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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장미 |
설탕에 절인 생강 |
말린 루꼴라 잎 |
말린 뿌리의 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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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슬 케일 잎 |
굽은 프리지아 줄기 |
자른 차요테 스쿼시 |
민들레 씨앗 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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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피니움 꽃봉오리 |
파인애플 껍질 위 이슬 |
잘게 썬 당근 |
딜 그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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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으로 자른 용과 |
말린 살구 반쪽 더미 |
줄기 달린 말린 월계수잎 |
말린 오렌지 슬라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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